중증장애 50대 조카 평생 돌봤는데…70대 여성 숨진 채 발견

입력 2023-12-10 11:37   수정 2023-12-10 11:46


70대 여성이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부패 상태로 발견됐다. 보살핌을 받으며 동거하던 중증 장애인 50대 조카는 무사히 구조됐다.

7일 순천경찰서와 전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 58분께 순천시 행동 한 빌라에서 숨져있던 A(78)씨가 요양 보호사의 신고로 발견됐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며칠간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신고를 받고 집 현관문을 강제로 개방하고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안방 침대 위에서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채로 발견된 A씨 옆에는 지적장애 1급 조카 B(54)씨가 쇠약 상태로 옆에 누워있었다. 그는 중증 장애를 지니고 있어 혼자 거동하거나 의사소통을 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A씨는 자신의 언니가 사망한 뒤 B씨를 3살 때부터 혼자 50여년 간 돌본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발견 직후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혈압과 당뇨 등 각종 지병을 앓고 있던 A씨가 지난 1일께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A씨 사망 후 B씨가 물과 음식물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B씨는 장애인활동 지원사의 지원을 받아왔다. 하지만 해당 지원사가 다리를 다친 뒤 순천시가 대체 인력을 구하는 것에 A씨가 반대해 지난달부터 지원이 끊겼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외부 침입이나 타살 정황 등 범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 등을 의뢰할 예정이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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